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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9. 극적시퀀스(인터알리아) 전시 서문
서상익
작성일 : 12-11-21 00:30  조회 : 1,169회 
극적 시퀀스


김최은영(인터알리아 큐레이터)



시각예술가들은 자신의 한계 혹은 자기와의 싸움을 극복(克)해 내어야만 새로운 창작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 중 얻어지는 화면은 함축된 이미지를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매우 극적(劇)인 구조를 이룬다. 그래서 그들이 얻은 오늘의 결과물인 예술 창작품은 일정의 한계를 벗어난 극(極)적이라 부를 수 있다.

그들의 이러한 극적인 작업은 완성이라는 단어를 서술어로 갖게 되어 그들의 고뇌와 모든 에너지의 종결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이 오늘 완성으로 펼쳐 보여주는 작품은 무언가를 향해가는 연속된 사건들이나 순서의 차례들일 지도 모른다. 하여 오늘 완성된 작품은 절정을 향해가는 중간 중간의 장면들. 시퀀스(Sequence)라 부르기로 한다.

劇的 Sequence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이라 하지 않던가. 그러나 삶은 진실이며 다큐멘터리고, 사실이지만 허구보다 더 치열하고 극적이다. 시각을 통해 말하는 작가들이 선택한 풍경은 다분히 시어(詩語)처럼 함축적이며 스틸 컷처럼 순간적이다. 그래서 이들의 풍경은 사실 탈일상적이고, 초일상적인 풍경이다. 현실과 환영의 중간 지점인 극적 구성은 공간의 감정을 더욱 풍부하게 고취시키고, 순간에 대한 시선을 더욱 집중시켜 작가의 창조적 현실 재현을 사실의 구현이라 믿게 만든다. 있을 법한 이야기에 감동을 받는 것은 있을 수도 있다는 전제 조건 하에 가능한 일이고, 그 있을 수 있음은 다름 아닌 우리 삶의 무한한 스펙트럼 중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고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한 구체적 재현일 것이다.

서상익. 속임수 : 현실로 돌아온 척한 극. 그는 이제 극적 상황을 벗어나 현실을 그린다. 그러나 그의 현실은 사실이라기 보다 현대인의 속성에 가깝다. 설득력을 가진 자체의 공간 체계를 만들어 놓았으나 그의 공간은 모호하다. 매우 현실적인 환경과 결코 현실에서 벌어질 수 없는 상황을 병렬시키거나 결합시켜 우리를 혼돈에 빠지게 한다. 등장 인물들은 모두 사적인 대중(private public)이다. 대중의 무리에 속하나 그들은 익명성이 부각되기 보단 개인이 주가 되는 매우 사적인 부류다. 이 사적인 대중을 통해 서상익은 사실로 보이는 부분(공간과 인물)과 가설인 부분(인물의 심리상태)을 적절히 혼합하여 자신의 발언을 극적으로 이끈다. 가설과 몽환이 보다 적극적이었던 이전의 작업보다 현실화된 작가의 시선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바로 동시대의 화두가 되는 물음표들이다.